
렙토스피라증 (Leptospirosis)
1. 정의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열성 전신성 질환으로, 유행성 및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집중 호우나 홍수와 같은 기후 조건에 따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8월부터 11월 사이에 유행한다. 산발적인 감염은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 지역 주민들이 야외 활동을 하면서 감염되는 경우로, 연중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우리나라에서 법정 3급 감염병으로 지정되었으며, ‘와일씨병’ 또는 ‘논 농부병’으로도 불린다. 이 질환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으며, 주로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된 감염원이다. 특히 홍수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 피해 방지나 재해 복구 작업에 종사하는 농부, 군인, 자원봉사자 등에게서 감염 사례가 많다.
2. 원인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동물은 만성 보균자로서 균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이는 흙, 진흙, 강물, 논둑물 등을 오염시킨다.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려면 오염된 환경과의 직접 접촉(피부 상처 또는 점막을 통한 접촉) 또는 오염된 물이나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주요 감염 보유 숙주는 등줄쥐(Apodemus agrarius coreae)로, 야생동물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수개월간 소변을 통해 균을 배출한다. 렙토스피라균은 특히 습기가 많은 흙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어 장마철이 시작되는 8월부터 감염률이 높아진다.
구분 | 주요 감염원 | 감염 경로 |
---|---|---|
동물 숙주 | 등줄쥐, 개, 가축 | 소변을 통한 간접 감염 |
환경 요인 | 홍수, 장마철 | 오염된 물 및 진흙과 접촉 |
3. 증상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후 약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먼저 렙토스피라 혈증기(발열기)라 불리는 급성 발열 증상이 49일간 지속된다. 이때 두통,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나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폐출혈형이 발생하여 폐출혈로 인한 사망 위험이 있다.
혈증기가 지나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다가 다시 면역기(회복기)로 진행된다. 이 시기에는 혈중 Ig M 항체가 나타나며, 발열, 두통, 구토, 수막 자극 증상 등이 동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충남 지역에서는 발진이 많고 호흡기 증상이 경미하며, 춘천 지역에서는 폐부종형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렙토스피라증은 인플루엔자형, 간장형, 급성신부전형, 바일씨 질환형 등의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가벼운 감기몸살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구분 | 주요 증상 | 특이 사항 |
---|---|---|
발열기 | 두통, 발열, 근육통, 오한 | 주로 폐출혈 동반 |
면역기 | 발열, 두통, 수막 자극 | 지역별로 증상 차이 있음 |
4. 진단
렙토스피라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혈액과 소변에서 균을 검출하는 배양 검사와 혈청 반응 검사가 사용된다. 혈액 내 항체는 보통 감염 1주일 후 나타나며, 급성 질병기와 회복기에 혈청 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유행 지역에서는 Ig M에 대한 dot-ELISA 방법도 효과적이다.
렙토스피라증은 신증후군 출혈열, 쯔쯔가무시증 등과 같은 열성 질환과 구별이 필요하다. 특히 가을철에 발생하는 발열 질환으로는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며, 환자의 증상과 발생 시기에 따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쯔쯔가무시증은 건조한 밭에서 일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좀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가피가 남는 것이 특징이다. 렙토스피라증은 홍수나 태풍 후 논에서 작업한 남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5. 치료
렙토스피라증의 치료는 감염 초기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발병 5일 이내에 페니실린 G나 독시사이클린을 투여하면 발열 기간과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한 조기에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적이며, 중증 환자의 경우 장기 손상이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치료제 | 주요 약제 | 투여 목적 |
---|---|---|
항생제 | 페니실린 G, 독시사이클린 | 발열 및 주요 증상 완화 |
예방적 조치 | 독시사이클린 (200mg) | 위험 환경에서 감염 예방 |
6. 경과
렙토스피라증의 경과는 감염자의 건강 상태와 감염 후 항생제 치료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발병 후 장기 손상이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가 지연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면역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근육통, 피로감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대부분의 환자는 완전히 회복되지만, 치료가 지연된 중증 환자는 장기적인 합병증에 대비해야 한다.
7. 주의사항 및 예방
렙토스피라증에 대한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할 때는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특히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오염된 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농작물 수확기나 재해 복구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은 예방적으로 독시사이클린을 1주에 한 번 경구 투여할 수 있다. 장마철이나 홍수 이후 농작물이나 물에 장기간 노출되는 상황에서는 감염에 대비한 예방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자연환경에 의해 유발되는 감염병으로, 청결한 환경과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